2008년 12월 23일
지하철 거지의 수익률(구 일상5)
오늘 지하철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으려니, 구걸하는 사람이 종이를 돌리기 시작했다.
필자는 '노력하는 거지'에게만 동냥을 한다 여기서 '노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테이프만 틀어놓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구걸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연주를 한다든지, 노래를 한다든지, 뭔가를 판다든지.
이건 필자의 형에게서 받은 영향인데, 보이는 거지 전부에게 일일이 동냥을 하다보면 나 자신이 빈털털이가 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니 정말로, 한때 필자는 보이는 모든 거지에게 천원씩 주다가 한달 용돈을 거덜낸 경험이 있다. 대단치않은 이유지만,여튼 필자는 그러한 기준에 의거하여 동냥을 한다.
여하튼, 반쯤 자는 상태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거지의 수익은 한달에 어느 정도일까? 필자의 눈에 평소 보이는 대로라면, 적어도 거지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거지의 경우는 어느 정도의 일정한 수익을 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이 자리에서 계산해보기로 하겠다.
그들 중 수익률이 높은 이들은 지하철 한 칸(정식 명칭은 '량'이지만, 이해편의상 '칸'이라는 용어를 쓰기로 하겠다.)에서 대략 1000원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수익률이 높은 경우이다). 지하철 한 칸을 도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아무리 넉넉잡아봐야 3분. 지하철 한대 당 칸의 개수는 1,2,3,4호선이 8칸, 5,6,7,8호선이 10칸이다. 한 지하철을 다 돌고 다음에 도착하는 지하철로 갈아타는 시간도 넉넉잡아봐야 5분에 불과하다. 그럼 수입이 높은 지하철 거지는 1000원*9= 9000원의 수익을 겨우 27분만에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음 지하철로 갈아타는 시간을 감안해서 계산해보아도 겨우 32분이다. 일반인이 알바를 해서 얻어들이는 평균 수익이 30분에 2000원선이라는 것을 감안해 보았을 때, 이는 놀라운 수익률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들의 일주일 수익률은 어떨까. 지하철 거지도 사람이기에, 눈도 붙여야 할 것이고 밥도 먹어야 할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들 역시 휴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감안해서, 그들의 하루 노동량을 한국 성인의 평균 노동량 기준에 맞추어 주5일 근무제로 일한다고 가정해보자.
하루 중 거지가 일을 할 수 없는 시간을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러시아워에는 지하철 안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와, 저녁 6시부터 9시까지는 노동불가구간이 될 것이라고 가정한다. 이를 제외하면, 성실한 거지의 경우 10시부터 6시, 저녁 9시부터 10시까지 일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거지의 노동시간은 하루 9시간을 일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직업 나름의 피치 못할 상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하루 총 노동시간은 7시간이라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거지의 하루 평균 수입량은 (9000원*2)*7=126000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그럼 자연스럽게 일주일에 거지가 버는 돈의 양은 630000원, 즉 60만원에 육박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잠깐, 너무 많이 나오는 것 아닌가? 혹시 필자가 지하철 한 칸에서 버는 수익률을 너무 높게 계산한건가? 그럼 지하철 한 칸의 수익률을 500원으로 대폭 줄여서 책정해보자. 두 칸당 한 사람이 천원의 동냥을 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 결과 그들의 일주일 수입은 31만 5천원이 되는데, 이 경우 월 수입은 120만원 가량이다. 이 역시 나쁜 수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필자의 거지 수익률과 노동 시간에 관한 견해가 틀리지 않다면, 그들의 월급은 생각보다 높은 편인 것 같다. 120만원이면 (월급이 짜기로 유명한) 사회복지사의 월평균 월급과도 비슷하다. 그렇다면 편의점이나 술집 등지에서 일하고있는 알바생들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인가.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4년제 대학에서 학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왜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지하철 거지가 되는 데에는 자격증도 학력도 필요없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안대를 둘러매고 승객에 부딪치지 않게 지하철 돌아다니는 방법이라도 배워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 지하철에 돌아다니는 맹인이 가짜라는 주장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표현하자면 그렇다는 것 뿐.)
사실 알바생에게 찾아가서 거지의 수익률에 대한 비밀(?)을 알려주고 지하철에 동냥하러 가자고 해봤자, 이에 동조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사회복지사 지망생 역시 이러한 제안에 동의할 리가 없다. 즉 이는 일반 시민이 거지가 되지 않는 이유에는, 거지가 되는 데에는 거지의 수익률을 넘어서는 무언가의 마이너스 인센티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중 특히 현재 12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과 비교하여 '거지'라는 직업에서 120만원의 가치를 넘어서는 마이너스 인센티브를 발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르게 생각해보자. 어떤 자격도 필요없고 육체노동을 요구하지도 않는 '지하철거지'라는 직업이 이토록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상 이 직업군시장이 아직 '레드오션'화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직업군시장이 아직 만원이 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 직업에서 발생하는 마이너스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거지라는 일을 하는 데서 오는 수치심이 아마 대표적일 것이고, 그 외에는 직업의 위험성(직원에게 잡힐 지도 모르니까)등이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몇번이나 언급하지만 필자는 잘 모르는)거지라는 직업에 진입장벽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건 확인할 길이 없으니 확신은 못하지만 말이다.
하아. 뭔가 일상을 쓰려다가 긴 글을 써버리고 말았다.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일이긴 하니까 상관은 없지만. 아, 참고로 필자는 거지에게 어떠한 적대감도 갖고있지 않다. 오히려 거지에게 적선한 횟수로는 일반인보다 많은 편이다. 이는 단지 경제학적 호기심에서 써 본 포스팅에 불과하니, 부디 윤리적인 문제로 태클을 거는 것은 사양하는 바이다.
물론, 경제학적인 면이나, 거지 직업의 '현실'에 대한 태클은 얼마든지 환영한다(사실 이 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거지의 직업 환경을 가정한 것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p.s 필자의 형에게서 태클이 들어왔다. 거지의 한 칸 동냥 속도는 빨라서는 안 된다는 것과(지나가는 속도가 빠를수록 사람들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거지의 한 칸 수입이 250원 정도밖에 안 될 것이라는 태클이었다. 그의 의견을 참고하여 지나가는 시간을 4분 정도로 잡고, 한 칸 수입을 250원으로 잡으면 그들의 수익은 월 60만원이 되어버린다.
만약 이러한 가정이 사실이라면...이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인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노력하는 거지'에게만 동냥을 한다 여기서 '노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테이프만 틀어놓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구걸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연주를 한다든지, 노래를 한다든지, 뭔가를 판다든지.
이건 필자의 형에게서 받은 영향인데, 보이는 거지 전부에게 일일이 동냥을 하다보면 나 자신이 빈털털이가 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니 정말로, 한때 필자는 보이는 모든 거지에게 천원씩 주다가 한달 용돈을 거덜낸 경험이 있다. 대단치않은 이유지만,여튼 필자는 그러한 기준에 의거하여 동냥을 한다.
여하튼, 반쯤 자는 상태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거지의 수익은 한달에 어느 정도일까? 필자의 눈에 평소 보이는 대로라면, 적어도 거지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거지의 경우는 어느 정도의 일정한 수익을 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이 자리에서 계산해보기로 하겠다.
그들 중 수익률이 높은 이들은 지하철 한 칸(정식 명칭은 '량'이지만, 이해편의상 '칸'이라는 용어를 쓰기로 하겠다.)에서 대략 1000원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수익률이 높은 경우이다). 지하철 한 칸을 도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아무리 넉넉잡아봐야 3분. 지하철 한대 당 칸의 개수는 1,2,3,4호선이 8칸, 5,6,7,8호선이 10칸이다. 한 지하철을 다 돌고 다음에 도착하는 지하철로 갈아타는 시간도 넉넉잡아봐야 5분에 불과하다. 그럼 수입이 높은 지하철 거지는 1000원*9= 9000원의 수익을 겨우 27분만에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음 지하철로 갈아타는 시간을 감안해서 계산해보아도 겨우 32분이다. 일반인이 알바를 해서 얻어들이는 평균 수익이 30분에 2000원선이라는 것을 감안해 보았을 때, 이는 놀라운 수익률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들의 일주일 수익률은 어떨까. 지하철 거지도 사람이기에, 눈도 붙여야 할 것이고 밥도 먹어야 할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들 역시 휴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감안해서, 그들의 하루 노동량을 한국 성인의 평균 노동량 기준에 맞추어 주5일 근무제로 일한다고 가정해보자.
하루 중 거지가 일을 할 수 없는 시간을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러시아워에는 지하철 안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와, 저녁 6시부터 9시까지는 노동불가구간이 될 것이라고 가정한다. 이를 제외하면, 성실한 거지의 경우 10시부터 6시, 저녁 9시부터 10시까지 일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거지의 노동시간은 하루 9시간을 일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직업 나름의 피치 못할 상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하루 총 노동시간은 7시간이라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거지의 하루 평균 수입량은 (9000원*2)*7=126000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그럼 자연스럽게 일주일에 거지가 버는 돈의 양은 630000원, 즉 60만원에 육박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잠깐, 너무 많이 나오는 것 아닌가? 혹시 필자가 지하철 한 칸에서 버는 수익률을 너무 높게 계산한건가? 그럼 지하철 한 칸의 수익률을 500원으로 대폭 줄여서 책정해보자. 두 칸당 한 사람이 천원의 동냥을 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 결과 그들의 일주일 수입은 31만 5천원이 되는데, 이 경우 월 수입은 120만원 가량이다. 이 역시 나쁜 수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필자의 거지 수익률과 노동 시간에 관한 견해가 틀리지 않다면, 그들의 월급은 생각보다 높은 편인 것 같다. 120만원이면 (월급이 짜기로 유명한) 사회복지사의 월평균 월급과도 비슷하다. 그렇다면 편의점이나 술집 등지에서 일하고있는 알바생들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인가.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4년제 대학에서 학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왜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지하철 거지가 되는 데에는 자격증도 학력도 필요없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안대를 둘러매고 승객에 부딪치지 않게 지하철 돌아다니는 방법이라도 배워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 지하철에 돌아다니는 맹인이 가짜라는 주장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표현하자면 그렇다는 것 뿐.)
사실 알바생에게 찾아가서 거지의 수익률에 대한 비밀(?)을 알려주고 지하철에 동냥하러 가자고 해봤자, 이에 동조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사회복지사 지망생 역시 이러한 제안에 동의할 리가 없다. 즉 이는 일반 시민이 거지가 되지 않는 이유에는, 거지가 되는 데에는 거지의 수익률을 넘어서는 무언가의 마이너스 인센티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중 특히 현재 12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과 비교하여 '거지'라는 직업에서 120만원의 가치를 넘어서는 마이너스 인센티브를 발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르게 생각해보자. 어떤 자격도 필요없고 육체노동을 요구하지도 않는 '지하철거지'라는 직업이 이토록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상 이 직업군시장이 아직 '레드오션'화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직업군시장이 아직 만원이 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 직업에서 발생하는 마이너스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거지라는 일을 하는 데서 오는 수치심이 아마 대표적일 것이고, 그 외에는 직업의 위험성(직원에게 잡힐 지도 모르니까)등이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몇번이나 언급하지만 필자는 잘 모르는)거지라는 직업에 진입장벽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건 확인할 길이 없으니 확신은 못하지만 말이다.
하아. 뭔가 일상을 쓰려다가 긴 글을 써버리고 말았다.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일이긴 하니까 상관은 없지만. 아, 참고로 필자는 거지에게 어떠한 적대감도 갖고있지 않다. 오히려 거지에게 적선한 횟수로는 일반인보다 많은 편이다. 이는 단지 경제학적 호기심에서 써 본 포스팅에 불과하니, 부디 윤리적인 문제로 태클을 거는 것은 사양하는 바이다.
물론, 경제학적인 면이나, 거지 직업의 '현실'에 대한 태클은 얼마든지 환영한다(사실 이 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거지의 직업 환경을 가정한 것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p.s 필자의 형에게서 태클이 들어왔다. 거지의 한 칸 동냥 속도는 빨라서는 안 된다는 것과(지나가는 속도가 빠를수록 사람들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거지의 한 칸 수입이 250원 정도밖에 안 될 것이라는 태클이었다. 그의 의견을 참고하여 지나가는 시간을 4분 정도로 잡고, 한 칸 수입을 250원으로 잡으면 그들의 수익은 월 60만원이 되어버린다.
만약 이러한 가정이 사실이라면...이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인지도 모르겠다.
# by | 2008/12/23 18:06 | Valuation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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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예상한거보다 훨씬 많이 버는 사람도 상당히 있을거라고 봅니다
시간에 따라 다르고 요즘에는 좀 덜할지 몰라도
어떤 칸에서는 몇명 안주지만(그래도 네다섯은되는듯)
어떨땐 열명도 넘을때도 많던데요
그게 한칸이 아니고 열차하나당 열칸이 넘고,
잠깐 하는게 아니라 오랜시간한다고보면 수백은 충분히-_-
항상 지나다니는거 보면서 좋은기분은 아니라는-_-..
하도 구린 경우가 많아서 그 사정이라는 것도 믿을수없구요